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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OST: 도레미송, 에델바이스, 사운드 오브 뮤직

by chacha5 2025. 6. 17.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포스터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포스터

 

1965년 개봉한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는 불멸의 명작입니다. 이 영화는 아름다운 음악과 풍경, 따뜻한 가족 이야기, 그리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메시지를 통해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물의 감정과 이야기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끄는 OST들은 단순한 삽입곡 이상의 역할을 하며, 극의 중심에서 강한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 속 대표 OST 3곡과 그 장면이 가진 의미, 그리고 음악이 어떻게 이야기의 감정선을 조율하는지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도레미송(Do-Re-Mi) 

‘도레미송’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대표하는 곡 중 하나로, 극 중 마리아가 트랩 대령의 자녀들에게 처음으로 음악을 가르치는 장면에서 등장합니다. 이전까지 군대식 훈육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스스로를 표현할 기회를 가지지 못한 채 닫힌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마리아는 음악이라는 새로운 언어를 열어주고, ‘도레미송’은 그 첫 문을 여는 열쇠 역할을 합니다. 이 장면은 형식적인 음악 수업이 아니라, 가족 내에 자리 잡은 경직된 분위기를 녹이고 감정적 거리를 좁히는 전환점입니다. 마리아의 유쾌한 지도와 아이들의 순수함이 어우러지면서, 영화는 ‘소통과 공감’이라는 본질적 주제를 음악을 통해 전달합니다. 처음엔 가사조차 낯설었던 아이들이 도·레·미 음계를 노래로 익혀가며 점차 즐거움을 느끼는 과정은, 음악이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도구’임을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은 유년기 시절의 감성을 일깨워주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음악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누구든지 함께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희망처럼 다가왔습니다. 더불어 트랩 가문의 변화 역시 이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무뚝뚝했던 형제자매들이 서로에게 웃음을 건네기 시작하고, 자신들의 목소리로 가족의 공간을 채우며 정서적 회복이 이루어지는 출발점이 됩니다. ‘도레미송’은 그래서 교육적이면서도 정서적이며, 이야기 구조에서 매우 중요한 축을 담당합니다. 음악을 통해 변화가 시작되었고, 그것이 가족을 하나로 엮는 매듭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에델바이스(Edelweiss)

‘에델바이스’는 극 중 트랩 대령이 조국 오스트리아를 떠나기 전, 음악회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부르는 노래입니다. 그는 군인으로서 조국을 사랑했지만, 나치의 지배 아래 놓인 조국은 더 이상 그가 마음을 둘 수 있는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이 노래는 그의 복잡한 심경을 담담하면서도 절절하게 표현합니다. 트랩 대령은 평소 가족에게조차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이 곡을 부를 때만큼은, 그의 얼굴과 목소리에서 숨겨져 있던 애국심과 인간적인 슬픔이 자연스럽게 배어 나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며, 강인한 외면을 가진 사람조차 음악 앞에서는 솔직해질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은 공감을 느꼈습니다. 특히 무대 위에서 마리아와 아이들이 대령과 함께 노래를 이어가는 장면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가족이 한목소리로 조국을 위해 노래하며, 하나의 운명을 감내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고결함과 결연한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에델바이스는 비록 영화에서 창작된 곡이지만, 실제 오스트리아 국민들 사이에서도 민속의 상징처럼 인식될 만큼 진정성이 짙게 담긴 곡입니다. 가사에는 조국의 평화, 자유,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소망이 담겨 있으며, 이는 트랩 가족의 선택과 영화 전체의 메시지를 대변합니다. 음악은 이처럼 특정 인물의 정서뿐 아니라,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감정을 함축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울림을 줍니다.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

음악 ‘사운드 오브 뮤직’은 영화의 오프닝을 장식하는 곡으로, 주인공 마리아가 알프스 산맥을 배경으로 노래하며 영화가 시작됩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서사가 아니라, 마리아의 내면을 시각적·청각적으로 동시에 보여주는 중요한 서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도원에서의 삶은 그녀에게 안정과 신념을 주었지만, 동시에 개인으로서의 자유와 감정을 억눌렀던 환경이기도 합니다. 그런 마리아가 자연과 하나 되어 노래하는 모습은 억압된 마음을 해방시키는 선언처럼 다가옵니다. “The hills are alive with the sound of music”이라는 가사는, 그녀가 어떤 삶을 꿈꾸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그것은 바로 ‘자연과 음악이 살아 숨 쉬는 세계에서 진정한 자신으로 존재하는 삶’입니다. 이 장면은 시각적으로도 매우 인상 깊습니다. 알프스의 광활한 전경과 함께 펼쳐지는 마리아의 솔로는 단순히 영화의 아름다움을 넘어서, 관객에게 삶의 감각을 환기시켜 줍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볼 때마다 현실의 무게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갈망과 치유의 정서를 동시에 느끼게 됩니다.

이 곡은 영화 전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마리아의 감정선과 가족들과의 관계 변화를 함께 따라갑니다. 그녀가 트랩 대령과 아이들에게 마음을 열고, 가정을 하나로 만들며, 나아가 새로운 삶의 길을 선택하는 모든 여정에 ‘사운드 오브 뮤직’이 함께합니다. 이 곡은 주제곡을 넘어서, 영화의 중심 정서를 관통하는 ‘정체성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음악은 단순히 영화 분위기를 밝히거나 듣는 재미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습니다. 각 곡은 캐릭터의 심리 상태를 세심하게 반영하고, 이야기의 전환점마다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극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뮤지컬 영화에서 음악이 단순한 배경이 아닌, 극의 핵심 구조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반복해서 볼 때마다, 장면 속 음악이 감정을 어떻게 이끌고 확장시키는지를 새롭게 느끼게 됩니다. ‘도레미송’에서는 웃음과 희망이, ‘에델바이스’에서는 품위와 슬픔이,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는 자유와 생명이 전해졌습니다. 각 노래가 단순한 삽입곡이 아니라, 영화와 삶을 연결하는 감정의 언어로 기능한다는 점이야말로 이 작품이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진짜 이유일 것입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음악과 이야기, 인물과 감정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교향곡 같은 영화입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삶 속에서 회자되는 이유는, 이 작품이 음악을 통해 가장 인간적인 감정을 진심으로 담아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