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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2023) 리뷰 (줄거리, 실제 중심 인물, 느낀 점)

by chacha5 2025. 4. 8.

서울의 봄 포스터
서울의 봄

 

 

대한민국 역사상 두 번째로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며, 굉장히 혼란스러운 정세를 몸소 겪고 있습니다.

작금의 시대를 지켜보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지켜 왔는지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영화 '서울의 봄(2023)'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이면서도 중요한 순간 중 하나인 12.12 군사반란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팩션 영화로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과 인물들의 치열한 갈등, 그리고 권력 투쟁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한 후 관객들은 그날 밤 서울에서 벌어졌던 일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방향을 결정지은 중대한 분기점이었음을 절감하게 됩니다.

줄거리 요약: 12.12 쿠데타의 재구성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밤을 기점으로 벌어진 군사 반란, 일명 12.12 사태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 사건은 박정희 대통령의 피살 이후 혼란한 정치 상황 속에서 군 내부의 권력 다툼으로 인해 발생한 군사 쿠데타입니다. 영화는 이 격동의 시기를 극적인 전개와 정교한 연출로 되살려내며, 한 치 앞도 알 수 없던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줄거리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실존 인물 장태완 장군을 모델로 한 캐릭터)이 군 내부의 반란 기류를 감지하면서 시작됩니다. 이태신은 합법적 체계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움직이며, 불법적인 무력 장악을 시도하는 전두광(전두환을 모티프로 한 캐릭터)과 대립하게 됩니다. 전두광은 보안사령관으로서 군 내 인맥과 특수부대를 활용해 육군참모총장 체포 및 서울 주요 거점 장악을 지시하며 쿠데타를 실행에 옮깁니다. 군 내부는 혼란에 빠지고, 일부 사단장들은 어떤 쪽에 줄을 설지 고민하는 상황이 연속됩니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각 인물의 신념과 충성심, 개인적 이해관계가 어떻게 충돌하고, 그 속에서 역사의 방향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긴장감 있게 그려냅니다. 이태신은 끝까지 저항을 시도하지만, 결국 정규 명령 체계는 붕괴되고, 전두광 세력이 군을 장악하면서 영화는 새로운 군사정권의 서막을 암시하며 마무리됩니다.

실제 주요 인물: 12.12 쿠데타의 중심 인물들

이 영화는 실존 인물에서 영감을 받은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특히 12.12 군사반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 영화의 서사와 메시지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들의 실제 행적과 권력 쟁탈 과정은 한국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으며, 영화는 이러한 인물들을 기반으로 극적 긴장감과 역사적 진실을 동시에 전달하고자 합니다. 가장 중심에 있는 인물은 전두환입니다. 그는 당시 보안사령관이었으며, 12월 12일 밤 육군참모총장이자 계엄사령관이었던 정승화 장군을 체포하는 작전을 실행하여 군의 지휘권을 사실상 무력화시켰습니다. 이 체포는 상부의 명령 없이 단독으로 실행된 것이며, 명백한 군사 반란이었습니다. 전두환은 이후 계엄사령관 자리를 장악하고 군 내부의 하나회 세력을 중심으로 빠르게 권력을 확대해 나갔습니다. 영화에서는 이 인물을 ‘전두광’으로 묘사하고, 그의 냉혹한 판단력과 전략적 움직임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그에 맞서 저항했던 인물은 장태완 장군입니다. 그는 수도경비사령관으로서 쿠데타 초기 단계에서 전두환 세력의 병력 이동을 막기 위해 병력을 출동시켰으며, 마지막까지 합법적인 지휘 체계를 수호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전두환 측의 기습성과 조직적인 군내 지원 세력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군사 정권 수립을 막는 데 실패하게 됩니다. 영화에서 이 인물은 ‘이태신’으로 등장하며, 배우 정우성은 그의 정의감, 인내, 고뇌를 입체적으로 그려내 관객의 공감을 자아냅니다. 또한 노태우는 당시 제9보병사단장으로서 전두환 측의 병력 운용에 협조한 인물입니다. 그는 하나회 출신으로, 쿠데타 실행에 핵심적인 군 이동과 전략 계획을 실행한 주요 책임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이후 전두환 정권 하에서 요직을 거친 뒤 대통령이 된 이력은, 쿠데타 세력의 성공이 어떤 정치적 보상으로 이어졌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외에도 정호용 특전사령관은 특수부대를 투입하여 정승화 장군을 체포하는 데 실무적 역할을 했으며, 허화평, 허삼수, 이학봉 등 하나회 고위 장교들도 정보, 기획, 정치력으로 쿠데타를 뒷받침하였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군인이 아닌, 군대 내 정파를 형성하고 장기적인 권력 장악을 위한 전략가로 기능했습니다. 영화는 이 실존 인물들의 행적을 재구성하면서 단순한 역사적 복기를 넘어,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그로 인해 무너질 수 있는 법치, 윤리, 헌정질서를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이처럼 영화는 한 시대를 좌우한 인물들의 내면과 선택을 통해,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느낀 점: 현재를 비추는 과거의 거울

영화를 보는 내내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 세력에 대한 분노, 반대 세력에 대한 안타까움.. 복합적인 감정이 들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그 당시 국가 권력 구조가 어떻게 붕괴되고, 그 속에서 어떤 인간들이 어떤 결정을 했는지를 깊이 있게 조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 하나하나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까지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어떤 사람들이 12.12 사태를 ‘군인들끼리의 문제’ 혹은 ‘과거의 일’로 치부하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그날의 밤이 얼마나 결정적인 분기점이었는지를 실감하게 됩니다. 장태완 장군이 총부리를 들이댄 그 순간은 단지 명령 체계에 충실한 군인의 역할 수행이 아닌,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를 지키려는 저항이었습니다. 그 저항이 무너졌을 때, 한국 사회는 장기 군사정권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 했고, 이후 광주 민주화운동이라는 또 다른 비극을 맞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의’라는 단어가 이토록 무기력하게 느껴졌던 적이 없었습니다. 법과 절차, 정당성이 모두 무력화되고, 그 자리를 무장한 일부 세력이 점령하는 모습은 단지 과거의 일이 아니라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현실이라는 경고처럼 다가왔습니다. 영화 속 ‘전두광’의 차가운 눈빛은 권력을 잡은 자가 어떻게 역사 속에서 진실을 조작하고,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또한 이 영화는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12.12 사태는 교과서에서 몇 줄로 정리된 사건이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인물들의 결단, 희생, 침묵, 협력이라는 인간 군상이 얽혀 있습니다. 이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습니다. 장태완 장군과 같은 인물이 존재했고, 그 의지를 기억하는 관객들이 있다는 사실이 바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이자 가능성입니다. 과거를 직시하고, 현재를 되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서울의 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